[와인,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미국 와인의 이해 ② 워싱턴, 오리건, 뉴욕 주

워싱턴 주
워싱턴 주의 와인산업은 크게 발달했으며 주 내에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지에 드는 지역도 몇 곳 있다.
미국인들이 워싱턴 주의 와인을 이해하고 그 진가를 인정하기까지는 잠시의 시간이 걸렸는데, 그 여러 워인 가운데 특히 날씨가 큰 이유였다. 미국의 일반적인 와인 애호가들에게 미국 북서부 지역인 이 곳에서의 와인 양조에 대해 물어보면 대다수의 반응은, "시애틀같이 비가 많이 오는 기후에서 어떻게 와인을 만듭니까?"이다.
물론, 워싱턴 주는 2개의 활화산 레이니어 산 Rainier Mount와 세인트 헬렌 산 St. Helens Mount이 있는 캐스케이드 Cascade 산맥을 경계로 동부와 서부의 두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그중 산맥의 동부 지역은 지질적 격변, 즉 1500만 년 전의 엄청난 용암 분출과 빙하기 말기 중의 거대한 홍수로 인해 우수한 포도를 재배하고 상급의 와인을 만들기에 이상적인 토양 조건이 갖추어졌다.
또한 워싱턴 주 서해안의 해양성 기후와 동부의 대륙성 기후 간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으며, 연간 강우량을 비교해도 태평양 연안에 비하여 동부 지역은 건조하고 뜨거운 여름철을 가지고 있어 와인 양조용 포도들이 잘 자란다. 게다가 동부의 와인 양조 지역에는 컬럼비아 강에서 물줄기가 흘러드는 등 이상적인 관개 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포도를 생산하는 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가지고 있다.
워싱턴 주는 캘리포니아 주와는 달리 와인 양조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현재와 미래만 있을 뿐 과거는 없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최근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활기를 띠게 되었다. 워싱턴 주의 풍경은 밀 재배에서 포도 재배로, 과수원에서 포도원으로, 리슬링에서(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 같은) 레드 와인용 품종으로 변화되었다. 그러나 워싱턴 주는 여전히 미국에서 리슬링을 가장 많이 재배하는 지역이며, 이곳에서 재배되는 샤르도네는 밸런스, 뛰어난 과일향, 상쾌한 신맛으로 미국 전역에서 최고로 꼽힌다.
워싱턴 주에서 재배되는 주요 포도 품종
청포도 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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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포도 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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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주
오리건에서는 1847년부터 벌써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으나, 현대적 포도 재배의 시대는 몇몇 대담한 와인 개척자들과 더불어 비로소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들은 새로운 품종의 포도를 재배하여 와인을 빚으면서 피노 누아르, 샤르도네, 피노 그리같이 추운 기후에 맞는 품종들이 오리건 주에서 잘 자라날 뿐만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와인도 생산해내리라고 확신하게 되었고, 그 확신은 적중했다!
오리건 주가 와인 양조에서 이웃인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주와 달리 구별되었던 점은 부르고뉴와 알자스에서 프랑스산 클론 clone(포도는 꺾꽂이, 접붙이기 또는 눈접과 같은 영양 번식을 하기 때문에 같은 품종이라면 어느 것이나 유전적 조성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오랜 번식 세대를 거치는 동안 돌연변이에 의한 부분적인 변이가 발생, 축적된 것이 많기 때문에 동일한 품종이라 하더라도 내병성, 수확량, 내한성이 다르기 마련이다. 이렇게 동일한 품종에서 변이가 되어 생긴, 유전적 조성이 동일한 자손을 클론이라고 한다.)을 수입한 것이었다.
오리건 주의 와이너리 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의 소규모로 운영되면서 장인정신에 기반을 두고 와인을 빚고 있다. 이들 와이너리들은 포틀랜드 Portland와 오리건 주의 아름다운 해변이 가까이에 있어 꼭 가볼 만한 와인 생산지이기도 하다.
오리건 주에서 재배되는 주요 포도 품종
피노 누아르, 샤르도네, 피노 그리

뉴욕 주
뉴욕은 미국의 주들 중 세 번째 규모의 와인 생산지이다. 다음은 뉴욕에서 프리미엄급으로 꼽히는 와인 생산지다.
핑거 레이크스: 캘리포니아 동부 지역 중 최대의 와인 생산지
허드슨 밸리: 프리미엄급의 와인 농장이 몰려 있음
롱아일랜드: 뉴욕의 레드 와인 생산지
뉴욕 주에서 재배하는 주요 포도 품종
미국 자생종: 비티스 라브루스카 VItis labrusca
프랑스와 미국의 교배종: 잡종
유럽종: 비티스 비니페라 Vitis vinifera
미국 자생종
비티스 라브루스카 종 포도나무는 뉴욕의 포도 재배자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다.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내한성의 포도 품종이기 때문이다. 비티스 라브루스카 종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품종은 콩코드, 카토바, 델라웨어다.
유럽종
몇몇 뉴욕 와이너리에서 전통적인 유럽종 포도(비티스 비니페라)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다. 추운 기후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데 능력이 뛰어난 러시아의 포도 재배자 콘스탄틴 프랭크 Konstantin Frank 박사가 미국으로 와서 뉴욕의 비티스 비니페라 재배를 도와주었던 것이다. 이는 당시로는 전례 없던 일로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샀다. 회의적이던 와인 양조업자들은 뉴욕의 춥고 변덕스러운 기후에서 비니페라 종을 재배하기란 불가능하다며 그가 실패하리라 생각했다. 이에 대해 프랭크는 "불가능하다니요? 저는 훨씬 더 추운 러시아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과연 프랭크는 비니페라 재배에 성공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 몇 가지를 만들어냈고, 특히 리슬링과 샤르도네에서 뛰어났다.
프랑스와 미국의 교배종
뉴욕 및 동해안 지대의 일부 와인 메이커들은 유럽종 특유의 맛에 북동부의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는 미국종의 강인함을 결합한, 프랑스와 미국의 교배종을 재배해왔다. 이 교배종은 원래 프랑스의 포도 재배자들이 19세기에 개발한 것이다. 화이트 와인용으로는 세이블 블랑과 비달, 레드 와인용으로는 바코 누아르와 챈슬러가 가장 유명하다.
뉴욕 주 와인의 과거와 현재
가장 큰 발전이 있는 곳은 롱아일랜드와 핑거 레이크스로, 뉴욕에서 신설 포도원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롱아일랜드의 와이너리들은 주로 비티스 비니페라 종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으며, 롱아일랜드의 생육기가 비교적 긴 편이기 때문에 레드 와인용 포도에 더 큰 가능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허드슨 밸리의 밀브룩 와이너리 Millbrook Winery는 이 지역이 피노 누아르나 카베르네 프랑 같은 포도로 화이트 와인만이 아닌 레드 와인까지 세계적 수준급을 생산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핑거 레이크스의 와인은 와인 메이커들이 리슬링, 샤르도네, 피노 누아르 같은 유럽종 포도와 추운 기후에서 잘 자라는 포도를 이용하면서 품질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