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독일의 화이트 와인 ② 포도의 숙성도에 따른 독일 와인의 등급

포도의 숙성도에 따른 독일 와인의 등급
1971년 제정된 독일법에 따라 크게 두 등급으로 나뉜다. '타펠바인 Tafelwein'과 '크발리테츠바인 Qualitatswein'이다.
타펠바인 TAFELWEIN: 말뜻 그대로 '테이블 와인'이다. 독일산 와인에 매겨지는 최하위 등급으로, 라벨에 포도원 이름이 명기되지 않는다.
크발리테츠바인 QUALITATSWEIN: 말뜻 그래도 '고급 와인'으로 다시 두 종류로 나뉜다.
- 쿠베아 QbA(Qualitatswein bestimmter Anbaugebiete): 13개 특정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급 와인을 말한다.
- 프레디카츠바인 Pradikatswein: 최고급 와인을 가리킨다. 이 등급의 와인은 가당이 금지되어 있다.
품질, 가격, 포도 숙성도에 따라 프레디카츠바인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카비네트 KABINETT: 정상적인 수확시기에 딴 포도로 만든 가볍고 세미드라이한 와인.
슈페트레제 SPATLESE: 'spat'은 '늦은'을, 'lese'는 '수확'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이 미디엄 스타일의 와인은 수확기보다 늦게 딴 포도로 만든다. 햇볕을 더 많이 받은 이러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바디가 더 묵직하고 풍미도 더 깊다.
아우스레제 AUSLESE: '선택된'이라는 뜻으로, 잘 익은 포도중에서도 특별히 선별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이런 와인의 스타일은 미디엄에서 비교적 풀하다. 수확 방식은 정원에 심은 토마토를 따는 방식과 똑같다. 즉, 특히 잘 익은 포도는 따고, 덜 익은 포도는 그대로 두는 식이다.
베렌아우스레제 BEERENAUSLESE: '과실'이란 뜻의 'beeren'과 '따기 picking'라는 뜻의 'lese'가 합성된 말로, 일일이 하나씩 딴 과실(포도)이라고 보면 된다. 이 달콤한 포도는 독일의 바로 그 명성 높은 디저트 와인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베렌아우스레제는 대체로 10년에 두세 번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 TROCKENBEERENAUSLESE: 베렌아우스레제보다 한 단계 높지만, 드라이(트로켄 trocken)한 편이여서 건포도에 더 가까운 포도다. 이런 '건포도 같은' 포도는 가장 풍부하고 가장 달콤하며 꿀 같은 와인을, 그리고 가장 값비싼 와인을 만들어낸다.
아이스바인 EISWEIN: 얼 때까지 따지 않고 놔둔 포도로 만든 아주 희귀하고 달콤하며 농축된 와인이다. 과즙도 얼어 있는 상태에서 짠다. 1971년 제정된 독일법에 의하면, 현재 이 분류에 속하는 와인은 적어도 베렌아우스레제를 만들기에 적합한 만큼 익은 포도로 만들어야 한다.
베렌아우스레제의 가격 차이는 왜 생길까?
중요한 차이점은 포도에 있다. 상대적 저렴한 베렌아우스레제는 대부분 뮐러 투르가우나 실바너 포도로 만들어지지만, 고가의 베렌아우스레제는 리슬링이 원료가 된다. 게다가 와인 생산지도 품질을 결정짓는 한 요인이 된다. 전통적으로 최고의 베렌아우스레제와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는 라인이나 모젤 지역산이다. 와인의 품질은 다음의 조건을 갖출 때 높아진다.
- 수확량이 낮을 때 수확한 포도로 만들 때
- 훌륭한 포도원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들 때
- 훌륭한 와인 메이커가 만들 때
- 포도가 적합한 기후에서 자랐거나 훌륭한 빈티지일 때
독일 와인을 고르는 요령
우선 4대 생산지에서 만든 와인인가를 확인한다. 4대 생산지란 모젤, 라인헤센, 라인가우, 팔츠를 가리킨다.
그 다음은 리슬링으로 만든 와인인지를 확인한다. 독일 와인을 공부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리슬링이 최상의 맛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라벨에 리슬링이 찍혀 있는 것은 품질 마크나 다름없다.
빈티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그 와인이 좋은 해에 만든 것인지를 알려면 빈티지가 중요한데, 특히 독일 와인은 더더욱 그렇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반드시 명성 있는 재배자나 생산자의 제품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라인 와인과 모젤 와인의 차이점
대체로 라인 와인이 모젤 와인보다 바디가 더 묵직하다. 또, 모젤 와인이 라인 와인보다 산도가 높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편이다. 모젤 와인은 사과, 배, 모과 같은 가을철 과일의 특성을 보이는 반면, 라인 와인은 살구, 복숭아, 천도복숭아 같은 여름철 과일의 특성을 보인다.
독일 화이트 와인의 최근 추세
독일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독일 와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좀 가벼운 스타일의 트로켄(드라이), 할프트로켄(미디엄 드라이), 카비네트, 그리고 심지어 슈페트레제도 아페리티프로 마시거나 아주 가벼운 음식과 곁들이기에 무난할 것이다. 또한 구이 요리, 특히 양념구이 요리와 함께 먹어도 좋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다. 독일 와인 라벨의 그 읽기 어려운 고딕활자가 점차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어 좀더 읽기가 수월해졌다.